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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나의 영화들

[나의영화들_01]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 : before the dark hour of reason grows

by jennever 2020. 8. 7.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 A boy in the Striped Pajamas 
# before the dark hour of reason grows




 # 1  첫 문장의 의미 

 

영화를 보고 나서 기억에 남는 건 단 한 가지 밖에 없다. 영화 가장 첫 시작에 나오는, 제목보다도 먼저 나오는 문장.

"Childhood is measured out by sounds and smells and sights, before the dark hour of reason grows."

훌륭한 표현이라고 생각했다. 어느 시기부터를 이성의 어두운 부분이 자란 후라고 얘기할 수 있을까. 아마도 개인마다 모두 다르겠지만. 어쩌면 살아가는 환경이 누군가를 어두운 이성이 자란 시간으로 인도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두운 이성이 자라는 것은 한 인물이 어떤 삶을 살아가느냐에 따라 그 시기가 결정되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성인이 된 이후에는 사회의 기대를 어쩔 수 없이 직면하게 되니까, 보통 '성인이 된 사람들'은 저마다의 이성의 어두운 부분을 가지게 된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는 다른 백 마디 말보다, 인물의 행동, 영상, 모든 것들을 제하고, 이 한 문장으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 2  아이의 시선으로 돌아간 이유 

 

영화는 시종일관 아이의 입장에서 전개되는데, 그렇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어른의 입장에서 전개되는 것보다 더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된다.

나는 직접적인 표현방식은 빠른 장점이 있고, 간접적인 표현은 느리지만 좀 더 듣는이로 하여금 와닿게 만든다고 생각하는데, 이 영화는 간접적인 표현의 장점을 정말 잘 이용했다고 생각한다.

만약 나치의 입장에서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군인들의 이야기로 풀어갔다면, 여느 다른 스토리와 전혀 다르지 않을 것이고, 그건 전혀 이 이야기가 특별해보이지 않는 방식이 될 것이다.

 

 


 # 3 Before the dark hour of reason grows. 

슈무엘을 비난할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나는 영화를 보면서 슈무엘이 미워졌는데, 생각해보니 그렇게 생각하는 나 자신이 너무나 미워졌다. '슈무엘 너 왜 그러는거야...'라고 생각했는데, 그 순간 내가 주인공인 브루노를 슈무엘보다 더 피해를 입으면 안 되는 존재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둘 다 똑같이 8살 짜리 어린 아이일 뿐이다. 하지만 슈무엘은 원래 수용소 안에 있었던 아이였고 브루노는 그러지 않아야 하는 아이인데 수용소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고 생각한 내 사고가 부끄러워졌다.

만약 같은 이야기가 성인의 시점에서 전개되었다면 내 생각은 어떻게 변했을까.

 

 

 



 # 4 결말 스포주의 스포스포스포 !


브루노는 결국 연기가 된다. 충격이 폭발하는 느낌이었다. 영화 내내 마음 속에서 조그맣게 일고 있던 불안감이 그대로 닥쳐오는, 정말 너무나 슬프고도 무서운 결말이었다.

명작들은 영화에 대한 통찰력이 없어도 명작이라고 말할 수 있다. 영화를 보면서 부끄러운 나의 내면을 직면하게 한 것만으로 충분히 가치있었다. 사람들이 입을 모아 명작이라고 말하는 작품들은 이런 작품을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2015. 0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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